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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를 찾아온 말씀은 "그의 부모는, 주님께서 블레셋 사람을 치실 계기를 삼으려고 이 일을 하시는 줄을 알지 못하였다.” 이다.
삼손은 “나실 사람”이다. 하나님께 자기를 받쳤기에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한다. 40년 동안 블레셋의 지배를 받고 있었기 때문일까? 부모가 말렸음에도 삼손은 정욕에 이끌려 할례 받지 않은 블레셋 여인, 언약의 민족이 아닌 이방 여인과 결혼한다. 게다가 죽은 짐승의 사체를 접촉하였고, 결혼 잔치에서 음주를 하였고, 나중에는 머리털을 깎기까지, 나실 사람의 규정을 어긴다. 나실 사람처럼 살지 못한다. 삼손이 자발적으로 나실 서원(서약)한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헌신이 없다.
그런 삼손을 통해 주님은 계획을 진행하신다. 주님의 영이 삼손에게 세차게 내리덮치자, 삼손은 사자를 맨 손으로 찢어 죽였고, 블레셋 주민 30명도 죽였다. 주님께서 블레셋 사람을 치실 계획을 삼손을 통해 진행하신다. 왜 주님은 나실 사람 답지 못한 형편없는 삼손을 통해서 블레셋을 치시려고 하실까? 블레셋에 40년 지배를 받다보니, 지배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서, 이제는 주님께 부르짖는 사람조차 없어서 그런가? 주님께서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지를 것”(눅19:40)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모두가 잠잠하니 삼손 같은 돌이 소리지르게 하시는 것일까? 부르짖지 않는 백성이 이상하고, 나실 사람 같지 않은 삼손이 이상하다. 이런 이상하고 참담한 상황 속에서, 유일하게 주님은 이스라엘을 어떻게든 블레셋으로부터 구원하시려고, 블레셋을 치실 계기를 삼아 가신다.
이 말씀 때문에 떠오른 나의 일상은 삼손처럼 자격 없고 투박했던 나의 부르심이다. 고등학교 시절, 내 주변에는 어려서부터 신앙생활을 잘해 온 모태신앙인들과 각 교회 중고등부 학생회장 출신의 똑똑한 친구들이 참 많았다. 반면에 나는 고1 때에야 비로소 교회를 나가기 시작하여 신앙이 턱없이 얕았고, 교회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초신자였으며, 불신자인 부모는 내 신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셨다. 그런데 하나님은 세상 눈으로 볼 때 가장 앞서가던 그들이 아니라, 교회 물정 모르는 투박한 나를 지명하여 신학교로 이끄셨다.
삼손을 보면, 하나님은 준비된 사람, 그럴듯한 자격을 갖춘 사람을 골라 쓰시는 분이 아님을 알려 주신다.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는"(고전 1:27) 하나님의 은혜가 있다. 자격 없음을 알기에 오직 주님만 의지할 수밖에 없고, 질그릇 같은 나이기에 내 안에 담긴 예수 그리스도의 보배만이 드러나면 좋겠다. 하나님은 오늘도 여전히 삼손처럼 나실 사람답지 못한 순간이 많은 나를 목회 자리에 세우시고, 성령의 능력을 덧입혀 주셔서,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섬기도록 빚어가고 계신다.
하나님 아버지, 교회 배경도 없고 신앙도 미숙했던 초신자인 저를 창세전에 지명하시고, 자격 있는 자가 아닌 자격 없는 저를 복음의 일꾼으로 불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의 어떠함 때문이 아니라, 전적인 주님의 은혜로 이 자리에 서 있음을 평생 잊지 않게 하소서. 삼손처럼 거칠고 연약한 질그릇 같은 내 삶에 성령의 기름을 충만히 부어주셔서, 내 뜻과 정욕이 아닌, 주님께서 이루고자 하시는 일에 신실하게 협력하게 만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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